지난 몇 년간 우리는 진단 키트를 생활화하면서 보냈습니다. 나와 주변의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작은 신체적 신호에 관심을 가지며 건강한 일상을 점검하기 위해 키트를 활용해 검사하고 전문의를 찾아가곤 했습니다. 이제 바이러스의 유행이 지나고, 그로 인하여 빠르게 변화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대면하는 어색함, 함께 모여서 말을 나누고 표정을 보며 식사를 나누는 어색한 시간도 보내고 있습니다. 또, 기존에 익숙하지 않았던 새로운 의사소통의 방식들도 제법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고립되는 경험으로 내적 건강도 화두가 되었죠? 우리에게 건강을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자가 진단 키트가 있듯이 마음(내면)의 자가 키트도 삶에서 변화를 겪고 변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바이러스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소중한 사람들(가족, 친구, 동료 등)에게 옮겨 가지 않게 도움을 주는 자가 진단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말마음연구소’ 소장 김윤나 작가의 ‘말의 시나리오’입니다.
우리는 바이러스로 인한 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느껴질 때, 자가 키트로 검사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모두 함께 건강한 일상의 안녕함을 바랐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일상과 안녕한 하루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마음에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체적인 바이러스에 잘 대응해온 만큼 마음의 바이러스 또한 스스로 진단해 보고 관리해 준다면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린 열, 기침, 인후통 같은 코로나19의 증상처럼 마음의 증상도 보이지는 않지만 스스로는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어지 보면 마음의 바이러스 증상은 더 잘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 증상은 보통 말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기 어려운 증상부터 같은 단어나 의미를 담는 말, 의도와 다른 말 등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김윤나 소장은 설명합니다. 말은 생각하는 뇌를 거쳐 나오는 것이지만 이 뇌의 뿌리가 마음의 영양을 받기에 때론 생각처럼 말이 나오지 않거나, 생각을 하지 못하고 나와 후회스러운 말들이 등장하는 경험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말들은 나 스스로 심적(마음적)으로 아프게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영향력을 주거나 관계에 따라 전염성을 강하게 띕니다. 이런 증상을 가진 마음의 바이러스는 아마 우리가 지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책, ‘말의 시나리오’에서는 이런 마음의 바이러스들을 증상을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
- 자꾸 반복하는 말
- 과하게 반응하는 말
-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말
이런 증상의 말들은 생각과 의도와 다르게 나오기도 하며, 저자의 트레이닝 사례에서는 종종 전염되어 삶의 상당 기간 동안 마음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지내온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상당 기간 품어온 마음의 바이러스는 말의 증상을 넘어 신체적 증상으로까지 나타나기도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이런 불편과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경험하게 하고 전염까지 시키는 이 마음의 바이러스는 어떻게 작용하고 감염되었을까요?
김윤나 소장은 이 증상들에 대한 마음의 바이러스가 작용하는 4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소개합니다. 또 이 시나리오를 이해하고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바이러스는 자가 치유도 가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또 앞으로의 일상이 아프지 않고 대처하고 전염되지 않도록 위해 전문의를 찾을 선택으로 도와주니다.) 마치 마스크와 손소독제, 면역력을 관리하듯이 말입니다. 그럼 마음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작용하는 시나리오와 대처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마음의 바이러스는 4가지의 작용 시나리오를 가지며 이 시나리오들은 사람마다 다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작용하거나 교차 등장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나의 마음 키트에는 어떤 줄이 나타나는지 체크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1. 복종 시나리오
(순종 형)
☐ “괜찮아요”라는 말을 자주 사용
☐ 누군가 의견을 물어오면 주저한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등의 대답
☐ “~을 하고 싶다”와 같은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하기 어려움
☐ 자신의 의견과 생각이 다를 때, “싫다”라는 말을 하기 어려움
☐ 속으로 ‘기분 나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하고 걱정을 함
(반항 형_복종 시나리오는 순종 형만 아니라 지속적인 상실의 경험을 반항의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 남들이 뭔가 하라고 하는 말에 반사적으로 “싫다!”라고 반응
☐ 누군가 나에게 지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화가 나고 반응을 선택하기 어려움
☐ 권위적인 사람을 구분하고 함께 지내기 어려움
2. 희생 시나리오
☐ “내가 해결할 게”라는 말을 자주 함
☐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낌
☐ “힘들다”, “외롭다”라는 말을 하기 어려움
☐ “(나를 위해) ~해 줘”라고 요청하지 못함
☐ 자신을 위한 공감과 위로의 말을 누군가가 건 낼 때 어색함
3. 인정 시나리오
☐ “잘 한다”, “역시 대단하다”와 같은 말을 듣지 못하면 불안함
☐ 스스로 뽐내기 위한 말과 행동을 보임
☐ “나는 네 편이야”, “네가 좋아”라는 말을 듣기 위한 행동과 말을 함
☐ 타인의 무관심과 비판의 말에 더 강하게 반응
4. 결함 시나리오
☐ 문제가 생기면 속으로 ‘내 잘못이구나’하고 생각
☐ 비난의 말을 쉽게 받아들임
☐ 사소한 거절에도 수치심을 느낌
☐ “저 사람에 비하면 나는…”이라는 식으로 남과 자신을 자주 비교함
☐ “네 주제에!”라고 스스로에게 엄격함
체크리스트를 통해 여러분은 4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시나리오가 일상에서 자주 느끼셨나요?
4개의 이 시나리오들은 ‘내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자기감’이라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시나리오라 저자는 표현합니다. 이 ‘자기감’이 바이러스에 걸린 듯, 나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고 보살피는 내부 기능이 잘 작동하지 못해 외부로부터 왜곡된 충족을 하려 하거나 무관심, 회피하는 것에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체크리스트로 스스로의 무의식적이고 알지 못했던 ‘자기감’의 상태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자기 인식을 하는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 4가지 시나리오를 밖에서 살펴보았으니 이제 ‘자기감’의 내부로 들어가 자신의 ‘자기감’이 녹아든 시나리오로 전환할 간단한 치유 및 방역 수칙들을 알아볼까요? 이제 우리는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되어 내부에서 일어나는 시나리오를 전환해 봅시다!
1. 멈춘다
우리는 체크리스트로 ‘자기감’이 스스로의 마음과 다르게 작동하는 증상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느낌과 자주 나타나는 상황에서 먼저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멈추었다는 것은 알아차렸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내 시나리오를 쓸 상황을 만드는 순간이 멈춤입니다. 이 멈춤은 바이러스의 시나리오에 자극과 우리의 반응 사이에 공간과 시간을 만듭니다.
2. 묻는다
이제 멈추었다면 즉각 반응하기 전 시간과 공간이 생겼습니다. 이제 나만의 ‘자기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묻습니다.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 복종 시나리오의 상황에서 “괜찮아요”라고 말이 나오기 전에 잠시 멈추고 나에게 먼저 묻는 겁니다. “(나) 괜찮아?”
“내가 해결할 게”라고 말하려는 희생 시나리오가 자극되는 순간에 “왜(무엇 때문에) 해결하고 싶은 거야?”
잘했다는 말을 듣지 못해 속이 상하려는 인정 시나리오의 상황에 묻습니다. “수고했어! (난) 어때?”
자기 비난이 올라오는 결함시나리오의 순간에 묻습니다. “걱정되는 것이 있어?”
“괜찮아?”, “~을 원하는 거야?”, “수고 했어! 어때?”, “걱정되는 것이 있어?” 이런 질문들은 타인에게는 자주 하고 듣는 이에게도 수용의 경험이 쌓여 힘을 얻는 말입니다. 이러한 수용과 관심의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도 해주어야 ‘자기감’이 건강하게 회복하게 됩니다.
책에서 저자는 좀 더 사례와 관련해 다양한 질문을 나누지만, 멈추고 잠시 자신이게 묻는 과정을 통해 각각의 다른 사례와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 자기 수용과 관심에 매 순간 마주했던 불편과 아픔에 치유 혹은 어색하거나 서툴더라도 이후 생각하고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자기감’에 응급 처지가 되리라 믿습니다. 미리 우리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식사를 하듯 마음도 바이러스처럼 나도 모르게 아팠던 상황에 멈추고 묻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해 평소에 마음 운동과 식사가 필요합니다. 그 식사와 운동은 시간입니다.
1. 탐색의 식사 시간
나에게 필요한 시간, 좋아하는(했던) 시간, 갖고 싶은 시간 등을 탐색해 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기록할 때 에너지가 충족됩니다.
◇ 나는 공원에서 강아지 산책을 나가 쓰다듬을 때 좋다.
◇ 나는 어릴 때 먹은 푸드 트럭의 떡볶이가 맛있었다.
◇ 나는 등산을 가서 나무와 풀 냄새를 맡고 싶다.
2. 고요한 질문의 운동 시간
감정, 욕구, 가치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자기감’의 시나리오에 근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 지금은 어떤 감정인가?
◇ 내가 느끼지 못한 (느끼고 싶은) 감정은?
◇ 무엇을 원하나?
◇ 또 원하는 것은?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데 시간을 쓴 것은?
◇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우리는 바쁘지만 간단한 식사와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듯 간단한 마음의 식사와 운동 시간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운동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 본 사람들은 달라진 신체 변화에 멈출 수 없듯이 잠시의 마음 운동과 식사 또한 일상의 말의 변화에 멈출 수 없으리라 기대합니다!
멈춘다, 묻는다, 탐색 시간, 질문 시간.
저는 약간 어색하기도 하고 매 순간에 잘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 알아차리는 것으로 근력과 에너지를 얻어 가리라는 감사한 기대를 가집니다. 그리고 이런 감사한 관점을 선물해 주신 ‘말마음연구소’ 소장 김윤나 저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간략히 제가 책을 통해 얻은 시나리오의 소개를 마치며 여러분들도 말이 힘들거나 불편할 때 진단키트로 점검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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