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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시각화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

Art

by Amor_H 2023. 7. 2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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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우리는 남자이거나, 여자입니다. 우리는 부모일 수도 있고 자녀일 수도 있습니다. 또 회사나 일터에서는 사장님 이거나 선배 혹은 후배 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외향적인 사람이거나 내향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때론 보이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또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어떤 색이나, 음식, 장소, 날씨, 활동, 소리 등을 선호하거나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무수히 많은 다양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가족, 단체, 국가 그리고 전 세계를 넘어 이제는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까지 확장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넓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끔 나라는 개인이 이 넓은 세상 안에서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인지 SNS나 유튜브, 이력서 등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요즘은 더더욱 그런 콘텐츠가 많은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세계관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어떠한 사람들은 다중 세계관을 가지고 ‘부 캐릭터’를 만들어 다양한 정체성을 세상에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시대가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정체성의 풍요가 자리한 시대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이 무수한 정체성들은 어디서 왔고 만들어졌을까요?


 

Who am I
정체성의 뿌리, 무의식

 자기 개발 서적 또는 심리학 서적에는 개인의 정체성, 즉 개인의 본질적인 것은 무의식에 기반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의식하고 행동하는 것보다 무의식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더욱이 많습니다. 의식의 뿌리에도 무의식이 자리하고 있기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개개인마다 다양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성공하기 위해 무의식을 시각화하기나 무의식을 관리하는 법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람을 마음과 의식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앞서 말하 콘텐츠 제작자, 기업 등에서 무의식을 활용한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을 펼치기도 합니다. 그러한 많은 활동이 정체성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identity’로 말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무의식적 형상이 아닌 내 안의 발현되지 않은 혹은 의식하지 못하였던 무의식의 모습 대해 궁금해집니다. 이 궁금증이 철학에서 우리에게 묻는 질문인 ‘Who am I?’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의식의 모습이 정말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무의식은 의식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기에 정말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작업에 도전한 예술가가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성공을 위한 무의식 시각화가 아닌, 다른 어떠한 의도조차 없이 무의식 그 자체를 시각화하여 성공한 예술가가 된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무의식 시각화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

 
 20세기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는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꿈에 대한 이론에 빠져들어 꿈과 무의식을 캔버스에 담아낸 화가입니다. 실제로 그는 무의식을 잊지 않고 형상화하기 위해 수저를 손에 쥐고 잠에 들었다고 합니다. 무의식이 뚜렷하게 보이는 꿈에 깊이 빠져들었을 때 풀린 손에서 떨어진 숟가락의 소리를 듣고 재빨리 일어나 그 모습을 바로 스케치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몽환적이고 때로는 괴기스러운 느낌의 작품이 많습니다. 무의식에 있는 상징인 표상을 담아 내기에 그의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상징적인 것들이 다양하게 결합되어 나타나 있습니다. 더불어 그는 꿈의 세계를 담는 작품만큼이나 독특한 행동과 외모관리를 하였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길고 높게 솟아 올린 콧수염입니다. 저는 달리의 콧수염을 깨어 있는 의식의 시간에도 무의식의 영감을 받기 위한 안테나로써 장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무의식 시각화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의 무의식 세계를 구경해 볼까요?


 

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 Museum of Modern Art (MoMA), New York City, USA

 
 녹아서 흘러내리는 시계가 그려진 이 작품은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또 이 작품은 많은 디자인, 패션, 광고, 영과 등 예술계 전반에 모티브가 되며 영향을 주었습니다. 불변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는 시계의 물성을 왜곡하여 표현함으로써 시간에 대한 의식에 강한 인상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작품인 만큼 달리와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은 그가 사랑한 그의 뮤즈 ‘갈라’와 다툰 후 그녀를 기다리며 잠든 후 깨어나도 오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시간에 대한 표현으로 늘어난 시간과 불안(개미), 지쳐가는 감정을 담았다는 스토리입니다. 또 땅 위의 밝은 아이보리색 형상은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의 얼굴의 형상으로 보았습니다. 다른 해석에는 성적 욕구, 무력감의 표상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아마 불안한 기다림의 시간에 대한 스토리가 가장 저에게는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는 해석이었습니다. 늘어난 시간. 여러분은 어떤 늘어난 시간에 대한 스토리가 떠오르시나요?


 
 

나르시스의 변형

The Metamorphosis of Narcissus (1937) - Tate Modern, London, UK

 
 이 작품은 언뜻 보면 두 명의 거대한 사람이 연못가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왼쪽은 머리를 묶은 거대 나르시스의 형상과 오른쪽은 알을 깨고 나오는 꽃을 들고 있는 손이 보입니다. 마치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내용 중 유명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연못을 바라보는 나르시스는 알을 깨고 나와 오른쪽 형상의 그림자가 뻗은 연못 반대편으로 가려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데미안’이 1919년에 출간되었으니 달리의 무의식 속에 이 소설이 남아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개미도 오른쪽 손의 엄지손가락을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보아 알을 깨고 나오는 것에 대한 불안이나 알 밖으로 나와 연못의 뒤편을 향해 가야 한다는 재촉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은 많은 상상과 해석을 열어 놓기에 이 작품은 제가 알던 나르시스의 이면에는 환호하는 사람을 두고 자신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흔히 좌측의 모습으로 알려 지거나 보이지만 우측의 형상과 같은 무의식과 마음이 있다는 관점을 상기시키는 것 같습니다.
 
 

코끼리를 비추는 백조

Swans Reflecting Elephants (1937) - Thyssen-Bornemisza National Museum, Madrid, Spain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들 중에는 착시를 담은 작품들이 꽤 있습니다. 이 작품 또한 그중 한 작품입니다. 3마리의 백조와 물에 비친 3마리의 코끼리 형상이 보입니다. 작품의 상하를 뒤집어 보면 반대로도 보입니다. 가녀린 백조와 거대한 코끼리의 동일한 정체성과 특성이 돋보입니다. 이 작품처럼 달리의 작품들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더하여 저에게는 그의 작품들이 동일하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 메시지는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 것은 일부이다’입니다. 그의 작품은 저에게 일상에서 감정적 몰입이 되거나 트라우마가 자극되는 요소를 마주할 때, 정서적 여유와 공간을 의식하게 일련 장치의 역할을 합니다. 저는 그의 특이성과 이중성에서 저만의 평안을 얻기에 그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작품 속 표현된 달리의 무의식 세계가 저의 무의식 속 무언가를 자극하는 것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술 작품은 누가, 어떤 시기에 경험하는 것에 따라 매번 달라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경험을 하고 있나요? 혹은 어떤 무의식이 발견되었나요?
 
 
 
 우리의 신념, 인식 그리고 무의식까지 자극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들을 본 여러분은 오늘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그렇다면 이제 처음에 드린 질문을 바꾸어 보겠습니다.
 당신의 세계는 어떤 세계였나요?


 마지막으로 무의식의 여정을 위한 한 가지 소식이 있어 전해드립니다!
 2023년 6월 15일부터 2024년 3월 3일까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호텔 지하 1층에서 미디어아트를 통해 달리의 작품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가 열렸습니다. 미디어 아트로 더욱이 무의식의 세계 들어온 듯한 느낌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관람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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